건강을 읽다

 

독신주의자가 되는 이유

 

 


독신에는 개인에 따라 다양한 이유, 사연이 있겠지만 결혼이나 억압, 제도, 규범 등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 개인주의와 인권의식 향상, 권리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된 것, 과거 농경사회나 가부장제 시대, 전체주의 문화와는 달리 한쪽이 상대방에게 갑질을 하면 참지 않는 것 등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구시대에는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힘과 권리, 지위를 이용해서 갑질을 하면 보통 한쪽이 수용하거나 혹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참아서 인간관계가 유지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주의와 인권의식 향상, 권리에 대한 정보가 향상되면서 그런 갑질과 일방적으로 참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반감이 확산되었습니다.

 

현재 2020년대를 살아가고 있는 2~30대의 경우 '결혼=효도'라는 구시대적 발상이 통하지도 않으며,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드문니다.

 

 

남성에게 강요되는 경제적 부담에 대한 염증

 

 

남성들에게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남아 있는 유교적 가부장제의 잔재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양성'평등의 확산으로 가장의 권위는 사라졌지만 가장의 의무는 여전히 남자에게 폭넓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연애, 데이트를 할 때에도 더치페이가 아닌 남성이 비용의 대부분 또는 상당부분을 부담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아직도 형성되어 있습니다.

 

결혼 후 남자가 처자식을 책임지고 먹여 살려야 한다는 부양 강요의 가치관, 결혼 시 남성이 주택과 자동차를 책임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가부장제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잔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때문에 결혼비용에서 남자가 책임져야 하는 부담은 가장의 권위가 존중받던 과거보다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남녀평등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가정에서 경제력의 대부분 또는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남성인 것이 현실입니다.

 

 

여성에게 과중된 육아에 대한 부담감

 


여성은 여성대로 돈을 벌어오면서도 집안일과 육아의 총책임자는 일단 여자라는 사회의 무언의 압박 때문에 커리어를 포기하던가, 결국 일과 가정 둘 다 온전히 챙기지 못하고 양측에서 욕만 먹습니다.

 

최근 미디어에서 각광 받고 있는 슈퍼맘 이미지 또한 직업을 가진 결혼적령기의 여성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일과 가사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추는 사람은 칭찬 받아 마땅하나 남성은 제외시키고 여성에게만 그런 이미지를 투영하고 압박을 주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지금 세대의 여성들 사이에선 페미니즘이 퍼지기 전에도 무조건적 희생으로 자신의 삶이 없다시피 한 어머니의 시댁과의 불편한 관계를 보고 자라오면서 결혼제도에 대한 염증이 있었습니다.

 

서구권에서 처음 페미니즘이 대두하면서 일부 여성 운동가들이 자발적 독신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독신 생활을 고수하였습니다.

 

이들은 결혼을 강요하는 기성 세대와 기득권층에 맞서 주체적 여성성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독신을 택했습니다.

 

비자발적 독신

 


본인이 결혼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독신으로 눌러앉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80년대 말~90년대 초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었던 농어촌 지역 노총각의 급증 문제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농어업인들은 암암리에 결혼 기피 대상이었기에, 농어촌 지역의 처녀들은 도시로 빠져나가는 반면, 농어촌으로 시집오는 처녀가 없어서 농어촌 지역의 청년 상당수가 배우자를 찾지 못하고 총각인 채로 늙어가는 일이 흔했고, 이로 인해 나이 들도록 장가를 못간 농촌 총각이 농약을 마시고 자살하는 일도 심심찮게 보도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현재 진행형으로, 지금은 대부분 국제결혼으로 대충 때우고 있는 실정. 그래서 농어촌 지역에 이른바 다문화 가정이라고 하는 국제결혼 가정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이유에 따른 독신

 


 

가톨릭의 성직자와 수도자 및 불교의 비구승과 비구니승은 종교 규율상 출가한 이후로는 평생동안 독신으로 살아야만 합니다.

 

원불교의 경우 남성 교무는 비혼이 강제되지 않으나, 여성 교무('정녀')의 경우에는 비혼이 엄격하게 적용되었습니다. 사실 원불교의 비혼 규칙은 처음엔 여자를 위한 정책이었습니다.

 

원불교가 처음 등장했을 때인 일제강점기 및 직후의 시기는 여자가 강제로 일찍 결혼(조혼)해서 시집살이와 육아를 강요받던 시기였습니다.

 

이를 막고, 나아가 여자의 자유로운 사회 생활을 위해 원불교의 여성 교직자의 결혼을 막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현대에는 결혼도 여자에게 선택권이 주어지자 오히려 자유로운 결혼 생활을 막는 방해물이 됐습니다.

 

그래서 원불교 내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전부터 있어 왔고, 여성 교무의 혼인을 허용하기로 규칙을 바꾸는 가시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고 2019년부로 여성 교무도 혼인이 가능하도록 규칙이 개정되었습니다.

 

가톨릭 교회법에 의하면 혼인성사를 유효하게 받으려면 고자가 아니고 혼인에 대해 이해할 지적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고자이거나 지적장애인 경우는 수도자가 아니더라도 독신으로 살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독신의 장점

 

 

 

자유

 

 

말 그대로 나 혼자 생활하는 식이기 때문에 누구하나 간섭하거나 지시하는 사람도 없고 내 마음대로 자체적인 생활과 여유 등을 즐길 수 있고 벌은 돈을 모두 내 것으로 저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혼자 사는 만큼 근본적으로 책임질 일 자체가 줄어듭니다. 특히 최근 경제불황과 누구의 간섭 등을 받고싶지 않아서 홀로 살겠다는 이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경우 현대 한국에선 대부분 부모가 자식이 독립할 때까지 오랫동안 부양하기도 하는 편이라 굳이 독신으로 살아도 부모들의 후속 지원도 있고, 부모들도 자식들이 결혼한답시고 집을 비롯한 각종 살림 장만 등에 도와달라고 손을 얹느니 차라리 결혼을 안 시키는게 편하다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육아 스트레스에서 해방

 


결혼을 약속한 커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결혼은 자손, 즉 출산과 양육을 전제로 깔고 들어갑니다. 경제적 능력과 상관없이 출산, 육아, 교육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설사 경제적 능력이 있어도 어려운데, 경제적 능력이 없다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덧붙여, 올바른 인격체 하나를 키워낸다는게 경제적 능력만으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부모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자식에게 커다란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의 삶을 전방위적으로 성찰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는 사소한 행동과 말들이 자식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수 있으며, 이는 곧 부모로서의 무책임을 의미합니다. 독신을 선택하게 되면 이런 고난이도의 육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시댁, 처가 스트레스에서의 해방

 


결혼을 개인과 개인의 만남으로 보지 않는 전근대적 사회나 종교가 사회를 지배하는 제정일치 사회, 그밖에 편견과 인습이 강한 사회에서는 결혼을 집안과 집안의 만남, 거래 등으로 해석합니다.

 

따라서 결혼 후 상대방이 시댁이나 처가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 갈등과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또한, 경쟁과 비교가 만연하고 상하질서도 칼같은 한국 사회의 특성상 명절, 가족모임이나 행사, 조촐한 만남에서조차도 알게 모르게 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입밖으로 꺼내어 서로간에 비교하면서 면박을 주거나 압박을 가하는 등, 개인의 존중보다는 가족 구성원이란 조직을 우선하여 깎아내리는 행태도 수시로 오고 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지인이나 친구가 저런다면 손절이라도 가능하지만 결혼으로 맺어진 '가족'이기에 이혼을 하지 않는 이상 안고 갈 수밖에 없는 부분. 즉, 업무 스트레스 외에도 사적인 부분에서조차 공격을 받거나 신경쓸게 너무 많습니다.

 

금전적 여유

 


자녀가 없는 맞벌이 가정이 아닌 이상 독신으로 사는 것보다 가장의 지출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결혼 가정의 경우 맞벌이가 아닐 시 배우자를 먹여살려야 하는 것은 물론, 자녀까지 있을 경우 자녀에 수에 비례하여 생활비가 급증하게 되는 반면 독신은 조세 제도에서 보는 약간의 불이익을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의 기본 지출이 적어집니다.

 

당장 식비만 따져보더라도 먹는 입이 하나인 것과 둘 이상인 것은 지출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자식이 생기면 아이의 성장과 영양상태를 필수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출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 식비를 제외하고도 각종 세금이나 집세, 여가생활 등등을 전부 포함한 전반적인 생활비도 혼자일때보다 배 이상으로 들고, 자녀들의 교육비 및 지원 비용도 절대 만만치 않습니다.

 

독신의 단점

 

 

정서적 불안과 외로움

 


독신은 기본적으로 자신 혼자서 살아가야 한다는 특성 상 필연적으로 외로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외로움은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적은 사람에게는 단점이 안 되지만, 많이 타는 사람은 견딜 수 없는 부담이자 큰 단점입니다.

 

혼자 산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자신 곁에 있어주고 깊게 이해해주는 가족이 없다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청장년층까지는 아직 대부분 부모가 있으므로 그나마 외로움이 덜하겠지만, 부모가 사망한 후에는 정말로 혼자만 남게 되어 외로움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재정적 불안

 


비혼을 택한다는 것은 결혼이 제공해주는 삶의 재정적 안정성을 포기하는 선택이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저축을 해야해서 비출산 기혼자에 비하면 경제적 자유가 많지 않습니다. 비록 오늘날에는 결혼 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져가고 있다고는 하나 결혼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삶의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일종의 복지 및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했음을 잊어선 안됩니다.

 

대한민국은 보편적 복지는 몰라도 정부가 보장해주는 사회적 안전망이 크지 않고, 경직적 노동시장으로 기업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보니 해고라도 당하면 독신자는 정말 당장 먹고살 일 부터가 막막해 집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일한 희망이라는 복지제도조차도 무상 공교육 등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독신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극히 적다. 나이가 들어 독거노인이 된다면 모를까 아직 노인이 되지 않은 독신자를 위한 복지제도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건강관리에 취약

 


평상시의 건강관리도 기혼자에게 수월합니다. 나와 정서적 일체감을 느끼며 내 건강을 자신의 건강처럼 챙겨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큰 이득이며, 한국은 아직 독신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에 기혼자에 비해 야근과 초과업무 등 과도한 업무지시를 거리낌 없이 시키는 경향이 강합니다.

 

때문에 사회적 여건으로도 건강관리할 시간과 여유가 오히려 기혼자에 비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아플때에 생기는 문제와 리스크는 독신자가 훨씬 큽니다. 가벼운 감기 같은 거야 혼자 누웠다 일어나면 그만이지만 가령 손을 다쳐서 한동안 한쪽 손을 못 쓸 경우 집안일이나 각종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기혼자들은 가족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신자는 한 손을 못써서 얻는 불편함을 모두 혼자 감내해야 합니다.

 

(출처) https://namu.wiki/w/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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