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읽다

삶을 풍요롭게 한 내 친구!

 

스포츠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제자와 스승으로서, 또 때로는 강력한 경쟁자이자 동지로서, 간단하게 정의할 수 없는 인간의 관계를 맺게 한다. 일상에서와는 다른 우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성별과는 상관없이, 꼭 사람이 아니어도,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우정을 만든다. 그런 빛나는 우정을 담은 스포츠 작품들을 만나본다.

 

 

세상 밖으로, <복스!>

 

 

하쿠타 나오키의 소설 <복스!>는 고등학교 권투부가 배경이다. 모범생이지만 몸이 약해 괴롭힘을 당하는 기타루, 활달하고 운동을 잘하는 학교의 인기스타 가부라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결국 같은 링에 올라 대결을 펼치게 되는 과정의 이야기를 복스에서는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기타루가 같은 반 여자 친구 앞에서 불량배에게 두들겨 맞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가부라야를 통해 권투를 시작하게 된다. 목표는 누군가를 때려눕히는 게 아니라 오로지 두려움을 이기고 강해지는 것. 지치지 않는 훈련을 통해 성공적 데뷔전을 치루고 신인대회 우승까지 거머쥔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우상인 가부라야와 마주친다. 이 과정에서 대학 시절 무시무시한 실력을 가진 권투선수였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한쪽 눈을 실명한 사와키 감독은 권투 지도에는 별 열성을 보이지 않다가 기타루의 성장과 함께 적극적인 지도자로 변해간다.

 

그리고 곳곳에 친구들이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함께 훈련하고 응원하며 스스로를 성장시켜나간다. 이 소설에서는 챔피언이 되기 위한 소년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그들만의 진한 우정이 담겨있다. 그리고 독자에게 자신있게 말한다. 순수한 열정을 가진 이들의 우정은 이런 거라고.

 

우정과 연대의 힘, <수영하는 여자들>

 

 

<수영하는 여자들>은 20대와 80대 두 여성의 진심 어린 우정과 공동체의 가치를 그린 아름다우면서도 따뜻한 소설이다. 주인공은 대학 시절을 런던에서 보내고 소도시 브릭스턴의 신문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26살의 케이트와 전쟁 때도 이곳을 떠나지 않은 토박이 86살의 로즈메리이다.

 

두 사람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20대를 멋지게 보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우울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케이트.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삶을 사는 로즈메리. 그런데 수영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로즈메리와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벗은 몸을 드러내기 싫어서 수영을 꺼렸던 케이트가 결국 수영장에서 만나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때로는 생각을 공유하고, 때로는 아픔을 공감하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을 어루만진다. 두 사람은 우정이 시작되는 공간 ‘브록웰 리도’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강제 폐쇄 위기에 처하자 함께 극복하며 더 깊게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달콤한 우정의 기억, ‘각설탕’

 

 

말과 우정을 나누는 영화 ‘각설탕’은 따뜻한 영화이다. 서사가 평범하지만 그것을 넘어선 제주도의 풍광과 말과의 우정이 관객을 포근하게 만든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제주도 목장에서 태어난 주인공 시은은 어릴 적부터 말 ‘장군’이와 애정이 각별했지만 장군이가 ‘천둥’이를 낳다 죽는다.

 

결국 시은은 엄마 없는 자신과 처지가 같은 천둥이와 남매처럼 같이 커 간다. 제목인 각설탕은 말이 좋아하는 간식으로 둘 사이 사랑의 매개체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 시련이 닥친다. 천둥이가 다른 곳으로 팔려가면서 이별을 한 것. 시간이 흘러 시은은 최고의 기수를 꿈꾸며 여자 기수로 활동하는데, 우연한 장소에서 천둥과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시은의 각별한 지도로 천둥이도 조금씩 경주마로 실력을 갖추며 둘은 경마대회에 나선다. 천둥이와 함께라면 세상 끝까지라도 달릴 수 있었던 시은. 그녀의 꿈을 함께 이뤄 주고 싶은 천둥이. 이들은 수만 명의 관중들이 지켜보는 마지막 경주에서 서로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 달린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 속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담아낸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진짜 교감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우정,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리그는 1943년에서 1954년까지 있었던 ‘락포드 피치스’라는 팀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이다. 배경은 2차 세계대전이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미국 남자 프로야구 선수들이 전쟁에 참전하자 구단주는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여자 프로야구를 창단하기로 한다.

 

그리고 시골에서 야구를 즐겨하던 도티와 키트 자매는 우연히 눈에 띄어 스카우트된다. 그러나 야구단은 그들이 상상한 모습이 아니었다. 남자선수와 다른 대우, 공식 야구복은 치마. 또한 그들은 연습 외에도 교양수업과 외모관리를 하도록 강요 아닌 강요를 받아야만 했다.

 

관중들의 시선도 싸늘했다. 그들의 야구를 ‘쇼’라고 치부하며 비웃음을 보였고 경기를 경기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여자가 아닌 선수로서 몸을 사리지 않았다. 치마인 유니폼으로 피멍이 자주 들고 피가 더 났지만 아웃되지 않으려고 슬라이딩을 하고 공을 잡기 위해 바닥을 굴렀다.

 

여성이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이며 힘을 주는 관계였다. 그리고 그들은 힘주어 말한다. “다른 남자들은 전부 내가 뭔가 잘못된 사람이란 느낌을 줬거든. 날 좀 이상하고 기묘한 여자애로 취급하거나 심지어는 여자로도 안 봤지. 야구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말이야. 나도 그런 줄 알았어. 하지만 이젠 아냐. 야구하는 여자애들이 이렇게나 많잖아. 우린 모두 정상이야.”라고.

 

출처 - 대한체육회 - 정보알림방 - 체육간행물 - (삶을 풍요롭게 한 내 친구! 우정을 담은 스포츠 작품)
(https://www.sport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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