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어 전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은 ‘아이언맨’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
지난 1월 스켈레톤 월드컵 6차 대회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흔들림 없는 세계 톱임을 다시금 증명한 그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스켈레톤은 찰나의 미학이 그대로 담겨있는 종목이다. 불과 0.01초 차이로 1등과 2등이 나뉘는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인 것. 게다가 1,200m가 넘는 빙판 트랙을 엎드린 자세에서 썰매를 타고 질주하는, 평균 시속이 약 120km/h에 달할 정도로 스릴이 넘치는 종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스켈레톤이란 종목에서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 국민을 환희에 들뜨게 했던 윤성빈 선수. 그 덕분에 스켈레톤이란 생소한 종목이 전 국민이 다 아는 이른바 국민 스포츠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한국 썰매 사상 최초로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했음에도 결코 자만하지 않으며, 챔피언으로서의 중심을 지켜 나갔다.
지난 1월 스켈레톤 월드컵 6차 대회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윤성빈 선수의 얼굴에서는 정상의 자리에 오르면 으레 있을 법한 자만심이나 느슨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지금까지 달라진 건 하나도 없어요. 지금까지 줄곧 해왔던 것처럼, 그렇게 똑같이 하자라는 생각으로 항상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 역시 여러 가지 힘든 환경들로 인한 문제가 있긴 했지만 환경 탓만 하고 있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주어진 환경에서 어쨌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했습니다.
그 결과 6차 대회에서 결국 금메달을 따면서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돼서 개인적으로도 무척 보람찬 순간이었죠.”
하지만 시즌 랭킹 1위는 모든 시합이 끝났을 때 중요하다고 말하는 윤성빈 선수. 1위라고 하지만 겨우 1점 차이이기에 결코 방심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꾸준히 하면서 마지막까지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는 그에게서, 세계 톱 선수만의 남다른 저력이 느껴졌다.
이번 시즌의 시작은 윤성빈 선수에게 특히 힘들었다. 국내에 마땅히 훈련할 데가 없었고 해외전지훈련을 가도 독일, 캐나다, 미국 등에서 경기장을 빌려주지 않아 방황하기도 했으며 장비에서도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월드컵 1,2차 대회에서 두 대회 연속으로 동메달을 차지했고, 이어 3,5차 대회에서는 은메달로 한 단계 상승했다.
그리고 마침내 6차 대회에서 올 시즌 첫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5개 대회에서 모두 시상대에 서며 세계랭킹 1위 자리도 탈환했다. 힘든 환경에서 거둔 결과이기에 더욱 값진 금메달인 것이다.
“이번 시즌은 지난 올림픽 이후 점검해보는 차원의 시즌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때문에 외부 환경 탓을 하는 건 의미가 없고 항상 해왔듯이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때 만족할만한 결과로 마무리했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흔들림없이 노력하는 그 과정에서 후회없게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항상 똑같은 마음’. 챔피언이란 타이틀을 거머쥐었음에도, 금메달을 땄음에도 자만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으며 여전히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는 윤성빈 선수만의 ‘비결’인 셈이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 학교 체육선생님의 추천으로 우연한 기회에 스켈레톤을 시작하게 된 윤성빈 선수. 스켈레톤과 늦게 인연을 맺었지만 그 성장속도는 남달랐다.
시작한지 불과 3개월 만에 대한민국 스켈레톤 국가대표가 된 그는, 자신의 첫 번째 올림픽이었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서 16위를 차지했고 2015-2016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월드컵 7차 대회에서 대한민국 스켈레톤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2016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세계랭킹 2위로 오른 그는 결국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값진 금메달을 따내고 세계 챔피언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금메달이 확정이 되는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간 노력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허무함과 기쁨 등 만감이 교차했죠. 오랜 훈련시간에 비해 찰나에 결정되는 운동이니만큼 평소에 일분 일초를 허투루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도 훈련 중에 신체적으로 많이 힘들 땐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지만 또 다음날 언제 그랬냐는 듯 반복하다 보면 제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 성격상 평소에도 여러 잡생각이 많이 없는 편인데 그런 부분이 스켈레톤을 할 때 시너지가 좋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에도 ‘난 무조건 잘 할 수 있다’는 자기암시를 하면서 경기에 임했다는 그는, 그렇게 멘탈 관리를 했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상을 지키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그는, 그렇기에 기복없이 지금처럼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이번 시즌의 최종 목표 역시 세계 선수권 우승이 목표이니만큼 어제에 이은 오늘, 오늘에 이은 내일도 꾸준히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훈련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하는 그에게서 남다른 특별함이 느껴졌다.
“스켈레톤은 다른 종목과 달라서 운동만 잘하는 것이 아닌 복합적인 능력이 골고루 요구되는 운동이에요. 그런 부분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되는 종목이기에 미리 잘 알고 도전하면 누구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스켈레톤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각별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 그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쭉 지내는 것이 목표이다. 꾸준히, 묵묵하게, 최선을 다하며 그렇게 하루하루 임하는 것. 그렇기에 그에게는 매일 매일이 도전 그 자체이다.
(출처) 대한체육회/체육간행물/2019년 2월호/스포츠하이라이트/스포츠칼럼 (한결같은 초심으로 빙판 위를 달리다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 (https://www.sports.or.kr/)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윤성빈(이미지 출처) by flickr (www.flick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