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하고 유연하게 상대를 뿌리치는 손기술과 상대의 힘을 역이용한 호쾌한 한판 뒤집기. 다른 격투종목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격투기 중 하나이자, 태권도를 제외하고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무도. 올림픽에서 43개, 아시안게임에서 103개의 메달을 안겨준 유도 이야기다.
유도는 일본의 고무술인 유술에서 비롯됐다. 유술은 무기를 든 상대에게 대처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세대를 거치며 각자의 특징을 지닌 유파들로 나뉘었다.
1882년 유술 도장 강도관을 설립한 가노 지고로가 이러한 유파들의 기술을 받아들이고 개량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텐진신요류의 급소지르기와 굳히기, 기토류의 메치기 기술이다.
여기에 새 기술을 개발하고 승부법 등을 체계화하면서 승패가 중요했던 유술과 달리 심신 단련에 목적을 둔 스포츠가 만들어졌다. 유도의 탄생이다. 이러한 유도가 전 세계로 전파되면서 근대 유도의 아버지 가노 지고로는 1909년 아시아인 최초의 IOC 위원이 된다.
한편, 유술에서 유도가 출발한 것처럼, 유도가 다른 무술을 파생시키기도 했다. 브라질과 유럽에 전파되며 주짓수가 탄생했고, 러시아의 두 유도가가 유도와 러시아 고유 격투술을 결합해 삼보를 만들기도 했다.
유도는 각각 청색과 백색 유도복을 입은 두 경기자가 사각형의 경기장 가운데에 서서, 주심이 시작을 선언하면 경기를 시작한다.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에는 크게 메치기와 굳히기 두 종류가 있는데, 메치기는 상대를 메치거나 던지거나 넘어뜨려 제압하는 기술이고, 굳히기는 바닥에 누운 상대의 목을 조르거나 관절을 꺾거나 눌러서 제압하는 기술이다.
또한 유도가 서로를 메치고 던지는 종목인 만큼 승점을 위한 기술 외에도 낙법을 반드시 익혀야 한다. 승부는 원래 한판, 절반, 유효 순으로 높은 승점을 얻을 수 있었으나 2017년 국제대회 규칙 개정으로 유효가 사라졌다.
또한 기존에는 절반 2회가 한판으로 인정됐지만, 현재는 절반을 여러 번 얻더라도 한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경기는 경기시간 내에 한판을 얻는 쪽이 승자가 되며 종료되는데, 한판이 나오지 않고 경기시간이 끝났을 때는 절반을 더 많이 가진 선수가 승리한다.
벌칙은 지도라고 하며 동점시를 제외하고는 승부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3회 이상 받게 되면 반칙패하게 된다. 개정된 룰은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경기를 운영하는 선수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이다.
유도는 올림픽에서 1964년 도쿄올림픽부터,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보다 다소 늦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이때는 남자부 종목만 운영되었는데,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는 여자부 종목도 신설되었다.
체급은 남자 60kg.66kg.73kg.81kg.90kg.100kg.100kg 이상급,
여자48kg.52kg.57kg.63kg.70kg.78kg.78kg 이상급으로 나뉜다.
한국에서 유도는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인식된다. 양궁과 태권도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이고, 전체 메달 합계로는 앞선 두 종목을 넘어선다. 한국은 1909년 유도를 처음 받아들인 이후, 유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첫 선을 보인 1964년부터 많은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재일교포 출신인 김의태가 이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는데, 이후 그는 한국 유도 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는 오승립이 은메달,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는 박영철이 동메달을 땄다.
올림픽 첫 금메달은 1984년 LA올림픽에서 71kg급 안병근이 획득했는데, 같은 대회 95kg급 하형주 또한 금메달을 받았다.
여자부 종목이 처음 열린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김미정이 첫 메달이자 금메달을 따냈다. 유도 종목 초창기부터 월등한 실력을 선보인 우리 선수들은 올림픽에서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종주국인 일본을 위협하는 최상위권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한국 유도의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노 골드’에 그친 것. 세계적으로 유도 실력이 상향평준화된 결과로 보인다. 거기다 최근까지 활약했던 메달리스트들이 30대에 접어들며 줄줄이 은퇴하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 및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그랜드슬래머 김재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53연승이라는 세계기록 보유자 왕기춘 등이 그렇다. 그렇다고 좌절하기엔 이르다.
지난 국제유도연맹(IJF) 후허하오터 그랑프리에서 우리 선수들이 종합 2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냈다. 이 대회는 2020년 도쿄올림픽 참가 자격 점수를 부여하는 대회였다,
지난 리우올림픽 90kg급 동메달 곽동한, 그와 함께 남자 중량급 쌍두마차인 100kg급 조구함이 금밭을 일궜고, 여자 세계랭킹 1위이자 헤비급 간판선수인 김민정이 은메달, 리우올림픽 66kg급 은메달리스트인 안바울이 동메달을 따냈다.
이외에도 이승수(남 81kg급), 강유정(여 48kg급), 박다솔(여 52kg급), 권유정(여 57kg급)이 각각 동.은.동.동을 획득했다.
(출처) 대한체육회/체육간행물/2018년 06월호/스포츠하이라이트/스포츠칼럼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유도) (https://www.sport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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