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읽다

스포츠와 음악, 얼핏 아무 관계없는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이 둘은 늘 함께 하고 있었다. 열정, 흥미, 경쟁력을 보태며 보고, 하는 이들을 박진감 넘치게 만드는 소리들. 스포츠의 의미와 이벤트를 알리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스포츠와 음악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널리 오래도록 기억되는 소리

 

 

각종 스포츠 대회의 정체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으로는 주제가를 들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흥얼거렸을 코리아나의 ‘손에 손 잡고’. 이 노래는 냉전의 벽을 넘어 하나 된 인류를 꿈꾸던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개최된 서울올림픽의 가치와 정신을 전 세계에 알렸다.

 

놀랍게도 손에 손잡고는 한국을 알린 최초의 K팝이기도 하다. 1988년 당시 독일, 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 음악차트에서 1위를 했을 만큼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 기간 동안 미국 라디오에서 신청곡 1위를 달렸다고 하니, 언어에는 국경이 있지만 스포츠와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그리고 리키 마틴의 ‘더 컵 오브 라이프’, 샤키라의 ‘와카와카’ 등 월드컵 역시 대회마다 공식 주제가를 선보인다. 골 영상을 보지 않아도 음악만 들으면 떠오르는 대회가 있을 만큼 주제가는 우리에게 큰 인상을 남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큰 스포츠 이벤트들은 주기적으로 열리지만 주제가는 언제나 들을 수 있기 마련이다. 마케팅 측면에서 개최주기가 길면 길수록 주제가의 가치는 더욱 값지다.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곡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대회가 열린 시기나 경기를 떠오르게 한다.

 

음악으로 자극된 인간의 감성은 대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유지하는 힘이 되어 준다. 이런 점들은 바로 스포츠 속에 숨겨진 음악의 힘이다.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O.S.T

 

 

무엇보다도 경기장에서 선수의 흥을 한껏 돋우는 것은 응원가의 몫이다. 2002년 우리는 ‘오필승 코리아’, ‘아리랑’ 등을 부르며 붉은 물결 속에서 하나가 되었다.

 

이에 힘입은 선수들은 4강의 신화까지 달성했다. 응원가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스포츠는 바로 야구일 것이다. 추억의 옛 노래부터 최신가요까지 유독 야구장에서 이토록 많은 음악이 울려 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른 종목에 비해 정적인 야구의 속성에 있다. 축구와 농구 등 역동적이고 쉴 틈 없이 진행되는 경기에 비해 야구는 한 개의 공을 던질 때마다 지체되기 마련이다.

 

 

작전상 시간을 끄는 경우도 잦다. 공수교대 등 9회까지 이어지는 동안 쉬는 시간이 많다 보니 관객들의 지루함을 틈틈이 덜어주는 장치로 음악이 사용되는 것이다.

 

또한 단체종목임에도 야구는 마운드 위 투수와 타석에 들어선 타자의 1:1대결이 가장 중요한 스포츠이다. 때문에 새로운 투수와 타자가 등장할 때마다 기를 불어 넣고 응원하기 위한 지정 음악이 나오곤 한다.

 

응원가 선택은 응원단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부분인데, 선수 등장 음악의 경우 해당 선수가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선택할 때가 많다고 한다. 이제 응원가는 야구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공감을 이끄는 감정의 매개체

 

 

피겨스케이팅은 음악이 더해져 예술성을 높이 평가하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짧은 선율 하나일 뿐인데 다른 방법으로는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여러 감정들을 표현해낸다.

 

피겨스케이팅의 점수는 필수요소인 점프와 스텝, 스핀 등이 잘 이루어졌는가도 중요하지만 구성점수에 반영되는 연기력과 안무, 곡의 해석 등도 함께 평가된다. 즉 피겨스케이팅에서의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다.

 

준비한 모든 기술을 주어진 시간에 완벽하게 펼치고 감동적인 연기까지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음악선정은 신중하게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이야기나 캐릭터가 명확한 곡을 선호한다. 자신의 연기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고, 관객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선곡 못지않게 어떻게 편곡을 하는지도 중요하다.

 

보통은 클래식 혹은 오페라나 뮤지컬 넘버 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대중이 쉽게 알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 삽입곡을 사용할 때에는 대표적인 몇 곡을 극 전체의 분위기를 전할 수 있도록 한곡으로 재구성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원작에서 느꼈던 감동과 전율을 느끼게 하여 더 큰 호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음악은 스포츠와 어우러져 현장의 감동과 분위기를 더욱 생생히 전한다. 또 경기를 응원하면서 팀과 지역, 국가의 단결을 가져오는 매개체이다. 인류학자 A. P. Merriam의 음악의 열 가지 기능에 따르면 음악은 상징적 표현으로 제공된다고 한다.

 

선수들과 관중 사이에 알 수 없는 힘과 감정을 주고받아 모두를 하나로 엮어내는 소리들. 어쩌면 스포츠를 통해 전해지는 리듬과 떨림마저 상징적 표현, 하나의 음악이 아닐까.
 

(출처) 대한체육회/2016년 11월호/스포츠와함께/스포츠와함께 (스포츠와 음악은 환상의 짝꿍)

(https://www.sports.or.kr/)

​ ​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