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읽다

 

유명인들만 공황장애를 겪는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최근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도의 불안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언제 우리를 찾아올지 모르는 ‘공황장애’에 대해 알아볼까요

 

 

겪어보지 못했던 극한의 공포감, 공황발작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아진 정신건강질환 중의 하나가 공황장애입니다. 언론을 통해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활동을 중단하거나 치료를 받는 유명인들이 많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축구 국가대표로 우리나라를 월드컵 4강으로 이끌었던 안정환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선수시절 공황장애를 앓았지만 당시에는 그게 뭔지 몰랐다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공황장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황발작(panic attack)을 알아야 합니다.

 

 

공황발작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심장고동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로 커지고 맥박수가 급속히 빨라진다.

2. 온몸에 땀이 난다.

3. 손이나 발, 혹은 온몸이 마구 떨린다.

 

4. 아무 이유 없이 숨을 쉬기가 어렵거나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

5. 가슴이 아플 정도로 조여지는 느낌이 된다.

6. 속이 불편하고 토할 것 같다.

 

7. 내 주변이 빙빙 돌거나 흔들려서 쓰러질 것 같다.

8. 지금 내가 있는 곳이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리거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것처럼 느껴진다.

9. 자제력을 잃고 발광할 것 같다.

 

10. 지금 당장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1. 오감 중 하나 이상이 멍해지거나 찌릿찌릿한 느낌이 든다.

12. 몸이 갑자기 뜨거운 것 같거나 반대로 으슬으슬 떨린다.


특별히 몸에 아픈 곳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의 증상 중 최소한 4가지 이상이 10분 이내에 한꺼번에 나타난다면 공황발작입니다.

 

 

 

이 증상 하나하나만 따지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본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이 한꺼번에 닥치면 너무 무서워서 정신이 아득해지고 아무 생각도 행동도 할 수 없으며 온 몸이 마비된 것처럼 무력해집니다.

 

여러분도 살면서 엄청나게 겁에 질려본 경험이 있을 텐데, 공황발작은 그렇게 겁먹은 상태의 최극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증상을 처음 겪는 사람들은 이것을 공황발작이 아니라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같은 것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보통 느껴본 공포감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단, 일반적인 공포와 공황발작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데, 공황발작에는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점입니다. 공황장애는 이런 공황발작이 여러 번 반복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사람마다, 같은 사람에게서도 때에 따라 공황장애가 천차만별로 나타납니다. 하루에 여러 번 겪기도 하고, 한 번 겪은 이후로 몇 개월간 멀쩡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됩니다.

 

언제 갑자기 찾아올지 몰라 더욱 두렵다

 


두려움의 원인을 안다면 그 원인을 피하거나 조절함으로써 어떻게든 대처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소공포증 환자라면 높은 곳을 피하거나 그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조금씩 높은 곳에 익숙해지는 등의 방법을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찾아오는 공포에 대해서는 대책을 세울 수가 없습니다. 구체적인 원인이 없으니 미리 피할 수도 없고, 언제 찾아올지 예측할 수 없으니 준비를 할 수도 없습니다.

 

특히 이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정작 공황장애 자체는 10분에서 20분 이내에 끝납니다. 환자를 하루 종일 괴롭히는 건 언제든 공황발작이 올 수 있다는 두려움, 즉 ‘예기불안’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에 갑자기 닥쳐오는 발작을 몇 번 겪다보면 결국 공황발작에 대한 공포에 짓눌리게 됩니다.

 

내가 자동차를 운전하다가도 갑자기 공황발작이 닥쳐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면 그 공포감이 어떨지 상상이 가시나요. 공황장애 환자들이 사람들과의 만남을 기피하거나 잘하던 일을 포기하거나 혹은 자살을 기도하는 이유도 대부분 바로 이 예기불안 때문입니다.


공황장애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뚜렷한 설명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학자가 동의하는 건, 공황발작이 사람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그 대처방법도 제각각입니다.

 

연구자료들에 따르면 우울증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으로 효과가 좋으며, 예기불안에 대해서는 공황발작이 오더라도 괜찮다는 자신감을 키우는 심리치료 훈련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하루빨리 치료 시작하는 것이 최선

 


공황장애에 대한 대표적인 편견은 이 병이 겁이 많은 사람이나 의지력이 약한 사람, 혹은 남모르는 죄를 많이 지은 사람에게 생긴다는 오해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경기장에서의 스트레스는 많은 운동선수들에게 공황발작을 겪게 만듭니다.

 

맨시티 주전선수인 헤수스 나바스는 공황장애 때문에 고향인 세비야를 떠나지 못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과감한 플레이로 유명한 NBA 휴스턴 로키츠의 농구선수 로이스 화이트는 비행기에서 공황발작이 일어날까봐 두려워 경기를 할 때 버스로만 이동한다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여성토크쇼의 신기원을 이룬 오프라 윈프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를 따낸 영국 사이클 선수 크리스 호이도 20여 년간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들뿐만 아니라 파격적인 글램록커 데이빗 보위도, 여성토크쇼의 신기원을 이룬 오프라 윈프리도 공황장애를 앓았습니다.

 

이런 사실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해서 대단한 성취를 이루어낸 용감한 사람들도 이 장애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자신이 조금이라도 이 장애의 증후가 있다면 빨리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도록 합니다. 모든 질병은 일찍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공황장애도 그렇습니다.
 

(출처) 대한체육회/2018년 06월호/스포츠하이라이트/스포츠칼럼 (갑자기 찾아오는 공포와 불안, 공황장애)

(https://www.sports.or.kr/)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오프라윈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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