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남이란 본디 초식 동물처럼 온순한 남자라는 의미였으나, 현재 이성과의 연애에 적극적이지 않거나, 관심이 없는 남자를 지칭하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동의어로 건어물녀라는 말이 있듯, 이 말은 원래 일본에서 발생, 건너온 용어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성과의 연애에 적극적이지 않고 관심이 없다고 해서, 이들이 동성애 성향이 있다고 판단해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연애'를 전제로 두고 있기에 이성과의 연애에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초식남을 설명하는 것이지, 동성애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봐야 합니다. 오히려 동성과의 연애에도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판단하는 게 더 적절합니다.
초식남이 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중에는 성별과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연애를 하지 않는 비연애자가 존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경제적 환경, 성격 차이 문제, 인간관계 스트레스 등의 이유 뿐만 아니라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연애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기에 원인을 뭐라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동성애 성향의 잠재성을 이성에 관심없는 초식남의 원인으로 주장하던 경우도 있으나 이는 비뚤어진 편견입니다.
미국에서도 젊은이들이 취업이 늦어지고, 인터넷과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로 이전세대에 비해 성관계를 안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초식남들을 이상한 사람 또는 신체에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취급하곤 합니다. '이성이든 동성이든 연애에 관심이 없다'는 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도시화와 개인주의의 확산, 다원주의 등 다양한 가치관의 확산과 함께 한국에서 결혼과 출산이 힘들어지는 N포세대의 출현 등으로 인해, 미혼남이나 독신남에 대한 편견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연애 자체에 관심과 비중을 두지 않는 초식남, 절식남을 이상하게 보는 시선은 여전하며 그 의미와 뜻조차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결혼이나 연애로 인한 생활의 변화로 인해 취미활동이나 자기계발이 어려워지는 것에 대한 우려, 스트레스와 성격 차이로 인한 인간관계 기피 현상의 심화, 형식적이고 예민한 연애관계에 대해 기피하는 문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입니다.
성별 간 갈등이 심해진 2010년대 중반 이후는 젊은 여성들 사이 급격히 퍼진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도 초식남 증가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더구나 잠깐 반짝하다 끝난 일본의 페미니즘과 달리, 한국의 경우 기득권층에서 이를 조장하기도 하는지라 페미니즘 열풍이 지속된다면 초식남 현상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건어물녀란
건어물녀란 만화 호타루의 빛을 통해 나온 표현인 히모노온나(干物女)에서 유래된 신조어입니다.
초식남의 여성판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연애세포가 건어물처럼 바짝 말라죽은 여성을 가리키는 말로써, 연애에 관심이 없거나 아예 환멸을 느끼고 포기한 부류입니다.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철벽녀와도 유사합니다.
현실에서는 최소한 직장은 가지고 있으며, 근로자나 사회인으로써 1인분은 하지만,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뒹굴거리며, 연애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결혼 적령기대 여성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요즘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경향을 보면 첫 번째 단락의 연애감정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 속성만 갖추면 그냥 다 건어물녀로 통칭하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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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식남을 단순히 소심한 남자 정도로 왜곡하는 경향과 마찬가지로 초식녀 역시 연애에 관심없는 척 하면서 혼자 있을땐 온갖 궁상 다 떠는 사람 정도로 왜곡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초식남에 따라 자기가 가진 재력이나 시간을 자기관리와 취미에 투자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관계나 연애의 밀당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몰두할 것을 찾거나, 자기만의 시간, 자기만의 공간을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커리어를 쌓아가며 자기관리를 하든 그저 허송세월만 보내고 살든 심지어 히키코모리든, 연애를 자의적으로 안 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이것이 일반 이성애자 남성과 초식남을 나누는 특징입니다.
•연애에 거의 관심이 없다.
•연애를 귀찮아하거나 싫어한다.
•섹스에 거의 관심이 없다.
•애초에 여성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속된 말로 남자는 여자만 마주치면 성적으로 또는 연애적으로 환장한다라는 고정관념 및 문화적 선동으로 인해 초식남에 대한 편견이 매우 심한 상황입니다.
현재 사회는 여자의 독신주의나 비연애주의는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으면서, 또는 오히려 여성계 차원에서 남녀분란을 위해 조장하면서 남자의 독신주의만은 별난 것 취급하거나 '어딘가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라고 보는 풍조가 깔려있습니다.
이러한 편견은 지독히도 심해서 결혼과 연애를 거부하는 남성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2010년대에 들어선 상황에서도 인식이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1990년대까지는 30대 중반이 넘어가도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독신사상을 가지고 있으면 남녀 할거없이 비판을 받기라도 하지 않았는가?
특히 한국에서는 편견이 굉장히 극심합니다. 편견을 가지지 않은 부류의 사람들마저 "그래도 남자인데 여자와 최소한 연애하고 싶은 마음 정도는 있겠지?"라는 고정관념이 박혀 있습니다.
심지어 초식남 개념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때는 취미생활에 몰두하고 연애도 멋있게 하는 남자라고 어느 연애정보 프로그램에서 잘못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남자는 여자와의 연애를 항상 갈망하며 아름다운 이성에게 고백만 받는다면 무조건 승낙하고 연애를 시작할 거다'라는 사회적 편견이 만들어낸 폐해라 할 수 있습니다.
초식남에 성향에 대해 고정관념과 잘못된 편견 때문에 ''연애에 소극적이고 남자다운 맛이 없다", "여자를 보호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이기주의자다", "내 남친이 하는 행동이 성에 안 차는데 초식남인거 같다."처럼 말도 안되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현재진행형으로, 연애상담글 같은 데서는 아직도 간간히 '초식남과의 연애 방식'을 주제로 한 앞뒤가 안 맞는 뜨거운 논의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초식남의 기준은 경제력이나 외모 등 매력의 유무에 관계없이 오로지 연애에 관심이 없어서 안 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즉, 남자 본인이 부자이건 노숙자이건 관계없이 이성과 연애를 할 마음이 없는 남자를 뜻하며, 무성애자나 연애 중이 아닌 남자들을 죄다 어딘가 결함이 있거나 무능력자라고 속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그나마 초식남의 경우는 연애를 안 할 뿐이지 자기관리에는 철저한 경우가 많으며, 이성에 대해서 동성보다 좀 더 챙겨주려하는 호의를 보이는 경우도 간혹 존재하지만, 더 심화될 경우 이성이 더 이상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는 독고다이의 끝판왕 '절식남' 단계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초식남을 여자에게 관심 없는 이유를 게이이거나, 트랜스젠더라서 그런 것이라는 편견도 흔합니다.
여성과 연애와 결혼할 필요성을 안 느끼거나, 못 느낀다고 해서 그 남성이 성 소수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남성은 여성을 당연히 좋아해야 된다는 편견에 입각해서 파생된 또 하나의 편견일 뿐입니다.
애시당초 일본에서 초식계, 육식계 등의 표현은 주체를 연애 그 자체에 두고 있지, 여자와의 만남 유무만을 두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초식남은 연애를 하지 않는 남자 또는 성적 끌림이 거의 없는 남자입니다.
여성우월주의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같은 초식남이란 표현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고 도태남이라고 매도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이게 얼마나 어이없는 논리인지는 요즘의 중학생 남자아이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자국이성혐오 성향을 가진 여성들은 "남성이라면 언제나 여성이라면 환장한다." 라고 남성을 왜곡하기 때문에 남성이 여성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은 여혐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멋대로 해석합니다.
그러나, 웃긴 것은 이들 대부분이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본래 가부장제를 타파하자는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자들이 남성에 관해서는 그 누구보다 가부장적이라는 지독한 모순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본인들은 가부장제적 질서를 벗어나자고 외치면서, 동시에 가부장제적 질서를 벗어나려는 남성들을 가부장제적 질서에 입각한 시각으로 혐오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주장들은 단순히 가부장제를 벗어나자는 것이라고 보기엔 너무 극단적이고 혐오주의적이기 때문에 이런 모순이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긴 합니다.
그러나, 초식남은 여자를 싫어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닙니다. 단지 연애를 하고 싶은 심리가 거의 없다보니 동성과 비슷한 수준의 관심을 가질 뿐입니다.
오히려 연애감정이 없어서 여성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성적인 부담도 가지지 않기에 여성에게 순수한 호의와 친근감으로 다가갈 수 있어서 여사친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