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은 운동 선수가 일시적으로 경기 능력을 높이기 위하여 종류를 불문하고 해당 종목에서 금지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도핑으로 메달이 박탈당하고, 순위가 바뀌는 등 도핑 때문에 공정한 스포츠의 정신이 훼손된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불명예와 부정의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왜 스포츠에서 도핑 논란은 끊이지 않는 것일까?
국민체육진흥법 제2조 제10호는 도핑을 “선수의 운동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고시하는 금지 목록에 포함된 약물 또는 방법을 복용하거나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약물을 도프라고 하는데, 원래 경주마에 투여하는 약물을 도프라 불렀습니다.
모든 스포츠에서는 이런 도핑을 금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 때문입니다.
첫째, 경기력 향상 물질을 통해 공정한 스포츠 경쟁을 저해하는 것을 막기 위함과 둘째, 부적절한 약물 사용으로 선수생명이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함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 도핑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체 능력을 초과하여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상대방보다 더 뛰어난 운동능력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기록의 신빙성을 훼손할 수 있는 데다, 금지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여러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금지약물에 연루되는 바람에 선수 커리어에 흠집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올림픽 같은 스포츠 행사에서 이러한 행위를 하면 메달 박탈은 물론이고 스포츠계에서 영원히 부정적인 꼬리표가 따라다닐 수 있습니다. 즉 도핑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는 것과 똑같은 행위인 것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 단거리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던 벤 존슨이 불과 3일 뒤 금메달을 잃은 사건은 올림픽 도핑의 역사에서 길이 남을만한 에피소드 중 하나입니다. 약물도핑검사 결과 금지약물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이 드러났고 전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결국 이후 벤 존슨은 재기에 성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도핑의 화신’으로 대중에게 기억되게 되었고, 20세기 육상 최대의 빅 매치였던 이 경기는 그렇게 약물스캔들로 빛이 바래게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열린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중국 수영 선수, 쑨양의 도핑 논란으로 시끄러웠습니다. 400m 자유형에서 가장 먼저 들어오며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를 4번 연속 우승한 쑨양이었지만, 선수들이 쑨양의 1등 자격에 문제를 제기하며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것을 거부한 것입니다.
지난해 9월 쑨양은 도핑 검사를 피하려 혈액이 담긴 유리병을 망치로 깨뜨렸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세계반도핑기구는 선수가 검사를 회피하거나 거부할 경우 금지약물이 검출된 것과 똑같은 징계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3월 쑨양에게 최대 8년의 자격정지 징계를 내려달라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한편 한국 경보의 간판 김현섭 선수는 도핑으로 명예를 회복한 경우입니다.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기존 3위였던 러시아 선수들이 도핑 위반으로 적발되었고, 결국 4위였던 김현섭이 동메달리스트로 올라선 것입니다.
결국 김현섭은 한국 선수 최초의 세계육상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되었고, 더불어 한국은 2011년 대회 개최 후 떠안았던 ‘세계육상선수권 노메달 개최국’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출처) 대한체육회/2019년 12월호/스포츠하이라이트/스포츠칼럼 (부정’과 ‘불명예’의 키워드 올림픽 도핑의 역사)(https://www.sport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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